가정교회 목회를 하다 보니 목회자의 삶이 투명해집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민자들의 어려운 삶 때문에, 목회자가 잘되면 축하보다 부러워하고, 목회자가 잘 안되면 '심은대로 거둔다'는 원칙을 쉽게 적용하는 것을 봅니다.
여러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문의를 해 옵니다. "시드니새생명교회는 어떻게 해서 희생하고 헌신하고 잘 섬기는 신실한 목자목녀님들이 많이 세워졌습니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저는 기도하고 말씀으로 양육하고 가정교회 3축을 형성하도록 안내한 것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입니다.”
그래도 집요한 목사님들은 다시 저에게 질문합니다. 강 목사님이 목자를 세울 때 어떤 마음으로 세우는지, 속 썩이는 목자목녀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매년 목자목녀들에게 시상을 하는지, 목자목녀들에게 사역비를 지급하는지 등등 제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들을 받을 때 좀 당혹스럽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니 제 성향도 가정교회 목회에 한몫 거든 것 같습니다. 사도행전 20:24말씀처럼 사명을 붙잡고 생명을 바칠 정도로 주님께 충성하는 마음으로 사역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예수의 흔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저는 혈압 수치가 165까지 나와서 고혈압 증세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 목요일 휴무일에 GP에게 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우리 목자목녀님들과 성도님들의 기도 덕분인지 혈압수치가 정상 범위에 들었습니다. 제 아내가 말합니다. "당신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요.
저는 완벽주의 성향입니다. 주님께 모든 사역을 맡기는 종의 자세로 사역하면서도 뭔가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속히 해결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항상 정직, 근면하려고 애쓰기에 성실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특히 기도와 말씀 없이 불순종하는 사람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작은 스트레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목자목녀님들과 성도님들은 전쟁터 같은 일터, 사단의 공격이 빗발치는 현장에서 목장모임을 해야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 속에서도 가정을 세워가야 하면서 영주권을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좀 더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사역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목회자인 저는 기본적으로 하루 14~17시간 정도 일합니다. 기도, 말씀, 설교준비 6~7시간, 독서 2시간, 목회행정 3-4시간(목자일기 체크, 밴드, 카톡 등), 삶공부 3-4시간, 운동을 위해서 최근 30분~1시간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 오전과 오후에 휴무일을 갖고 저녁에는 삶공부를 인도합니다. 주 1회 이상 초원탐방, 목장탐방도 해야 하고 목자목녀 면담도 해야 합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목사관에서 목사님 목장을 인도하고 있으며, 월요일에는 목회 행정 업무 및 가정교회 목회자들과 만나서 사역을 나누고 돕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끔씩 노회 업무도 처리해야 하고, 국제가사원에 관련된 업무들도 처리해야 합니다.
2020년부터는 목장을 중심으로 하는 목양사역과 주일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 사역을 구분하여 유쾌하고 신나게 사역할 수 있도록 안내하려고 합니다. 목회자와 평신도의 삶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목적과 방향은 같아야 합니다. 영혼 구원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헌신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동역자이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강승찬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