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께서 기도해 주신 덕분에 이사를 잘 마쳤습니다. 5년11개월 동안 살았던 정든 집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사하기 직전 2주간 한국 일정을 마치자마자 이사를 해야 해서 이삿짐을 하루 만에 정리하고 옮겨야 했습니다. 피곤한 몸으로 이삿짐을 싸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였는데 그 중에 하나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은 신앙의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이 ‘이사’라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영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거나 자꾸 불평과 불만의 상황이 반복될 때나, 마음에서 하나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거나 설렘이 없을 때 이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이사 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 가까이 이사를 와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일터와 교회의 중간쯤 되는 곳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난 6년 가까이 살았던 로즈빌 목사관에서 저는 수많은 목회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성장과 성숙과 부흥을 경험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제 자신이 영적으로 더 성장하고 성숙한 목회자가 되었고, 가정에서 남편으로 아빠의 역할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2개초원이 8개의 초원이 되었고, 15개의 목장이 32개의 목장으로 분가를 했습니다. 가정교회 세미나 및 컨퍼런스 그리고 선교포럼까지 주최할 수 있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또한 매년 출석인원의 30% 되는 분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 받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교회 근처로 이사하여 살 수는 없지만, 신앙생활에 매너리즘에 빠진 분들이 있다면 교회 근처로 이사할 필요가 있다는 권면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사할 때 마음 안에 설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반복적인 삶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환경에 대한 설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사하면서 앞으로 새 거처에서 좀더 많이 섬기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또한 이사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배운 사실이 있는데 쓰레기를 반드시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매너리즘은 버리지 못한 쓰레기와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필요 없는 물건을 필요하다는 착각 속에서 가지고 있다가 이것이 무거운 짐이 되어서 나중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제 안에 물건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물건을 붙잡고 버릴까 말까하며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언젠가는 사용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물건들을 모아 두고 있었고, 이제 이 물건들이 이삿짐에 포함되지 못하고 어느새 쓰레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릇들이나 여러 물건들은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 드릴 수 있었고 마지막까지 남은 쓰레기는 하나님의 지혜를 발휘하여 여러 목자님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였습니다. 이사 후 저녁 8시경에 쓰레기를 버렸는데 그 다음날 새벽에 카운슬에서 쓰레기를 모두 가져갔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쓰레기 같은 매너리즘을 싫어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앙의 매너리즘은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약할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교회 예배실 근처로 이사를 오도록 시도해 보고,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집을 찾기 위해 기도해 보면 좋겠습니다. 또한 설레는 마음으로 이사를 할 때 신앙의 매너리즘이 내 삶에서 떠나가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심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감사와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게 됨을 경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 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