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롯 왕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을 때, 예수님은 그 내용을 전달한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그 여우(헤롯 왕)에게 전하기를,‘보아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내쫓고 병을 고칠 것이다.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끝낸다’하여라”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하겠다. 예언자가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13:32-33)

 

예수님의 답변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 외아들 예수님에게 주신 뜻대로 살아야  할 그 길에 ‘오늘과 내일과 모레의 시간’을 사용하겠다는 것이었다. ‘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이 세 단어는 매우 문학적인 표현인데, 

이 세 단어를 통해 예수님은 자신이 시간과 상황에 이끌려 가시는 분이 아니라 시간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말씀하실 뿐만 아니라,  

단 하루도 예수님 맘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신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캘린더를 보면서 계획을 세우고 살아 가지만, 어느 날 내 인생이 내 계획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은 날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따라 살아가셨다.

 

또 한 가지 알게 되는 것은, 헤롯 왕의 어떤 위협이나 협박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기도하면서 계획하신 일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알려 주신 것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하신 일은 가르치고 치유하시고 전파하시는 일이었다. 

그런데 헤롯 왕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다고 해서 사역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어떤 위협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그 소명과 사명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끝낸다’고 말씀 했는데 이것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이후 3일 만에 부활하실 것을 암시하신 말씀이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과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고난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담대한 용기를 드러내 보여 주셨다.  

모든 사람에게 죽음은 피해야 할 사건이지만, 예수님에게 죽음은 사명이었고 도전해야 하는 사역의 클라이맥스였다.

 

세상을 바꾼 위인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자신들이 해야 할 사명을 발견한 것이고, 

둘째로 그 일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며 그 일을 해낸 것이다. 

자신들이 해야 할 사명을 발견한 것이 소명(calling)이라면 그 소명을 이루기 위해 인내하며 끝까지 희생하는 것은 용기(Courage)였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어떤 발명품이나 신제품 출시는 소명만 있어도 안되고 용기만 있어도 안된다. 

소명과 용기가 함께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이민의 땅에서 내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명과 상관없는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소명을 따라 살지 않는 사람은 삶이 늘 불만족스럽고 남과 비교하는데 인생을 소모해 버린다.

 

소명은 지문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소명을 따라 사는 사람은 힘들어도 감사를 고백하고 보람을 느끼지만, 

소명을 따라가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가식의 짐을 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불평하게 되고 고달픈 인생을 산다고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에게 용기가 없다면, 대부분 소명을 포기하거나 버릴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나 상황에 이끌려 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소명을 따라 살아가려면,  하나님의 뜻을 선택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능력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딤후1:7) 라고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편지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성령님을 통해 우리에게 용기를 주신다고 말하고 있다.

 

진정한 용기는 ‘목숨을 건 용기’라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따라가는 용기”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내일, 그 다음날’은 소명으로 채워져 갈 때 의미 있는 인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소명을 선택해 갈 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복된 날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이다. 

부활주일과 목회자 세미나를 앞두고 우리 모두 하나님의 콜링을 따라 내일을 살아가는 복된 삶이 되길 소망해 본다.

 

2023년 4월 1일  목양실에서

여러분의 목사, 강승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