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4호> “피곤할 때는 잠시 쉼표를 찍으시길 ”
한 달 전, 어떤 분과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교회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가 “너무 힘들어서…” 라고 말해 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목사님은 너무 좋고, 교회도 너무 좋은데 자신의 삶이 너무 피곤하기에 지쳐서 교회를 떠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피곤이 풀리면 다시 사역하자고 제안했더니 아주 많이 좋아했습니다.
영혼구원하는 사역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이민 생활속에서 가정과 일터를 돌보고 바쁘게 살다보면 교회사역에 동참할 때에는 희생이 반드시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교우들이 목자나 직분자로 헌신 할 때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직분자 훈련을 합니다. 또한 직분자들에게는 직분을 맡을 의사가 있는지 묻고 수락서를 받습니다. 교회사역은 희생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2010년 12월 말 휴스턴서울교회에서 연수할 때에, 그 교회의 안수집사(장로)에게는 5년동안 사역하고 1년 휴무하는 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휴스턴에서도 피곤해하고 지친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사역하다가 탈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평신도들에게도 안식월의 제도를 시행해 보았습니다. 조장로님께서 힘들어 하실 때 1년 간 안식의 시간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평신도의 안식월은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2014년 7월 휴스턴서울교회에 재연수 갔을 때 문의해보니, 요즘엔 대부분 안수집사님들이 안식월을 갖지 않는다 했습니다. 피곤해서 사역을 쉬는 것이 오히려 신앙적으로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들 때는 잠시 예비목자에게 목장을 맡기고 한국을 방문하든지, 한 주간 가족여행을 다녀온다고 했습니다. 사역을 3-4년 열심히 하다가 힘들 때에는 잠시 가족여행이나 선교지를 1-2주 다녀오는 쉼표를 찍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저희교회 사역은 2년을 기준으로 사역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했고, 새해가 시작되면 일꾼임명을 할 때에도 사역 신청서에 신청한 것을 최대한 반영하여 임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집회 횟수도 줄였습니다. 한 주에 토요새벽기도회 1번, 삶공부 1회 참석만 공적 모임입니다. 한마디로 집회 참석의 부담을 확 줄여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활용하지 않고 사역이 많다며 불평 하는 분들을 종종 발견하면 좀 의아스럽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섬기는 사역은 누군가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 아니고 구원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내가 선택한 사역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불평이 나올 것 같으면 담당자에게 노티스를 주고 그만 둘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내가 사역을 쉬면 누가 사역을 할까하고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시드니새생명교회 개척할 때 주님께 부탁드리며 간절히 기도한 것이 있습니다. 저를 시드니새생명교회 부목사로 삼아주시고, 주님께서 직접 담임목사가 되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시키는 일만 할 테니까, 시키실 일이 있으면 일할 사람도 보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할 사람이 없으면 주님께서 안해도 된다 하시는 것으로 알고 저는 편한 마음으로 사역을 접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평신도세미나는 온라인등록 4시간 만에 등록이 마감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일하시고 계심이 팍팍 느껴집니다.
제가 불평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불평은 사단이 사용하는 통로이고, 교회에 유익이 없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주님을 섬기는 것은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역은 힘이 들어도, 보람과 기쁨이 존재하게 되는데, 불평은 이것을 자꾸 ‘싸구려’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므로 혹시 내 입에서 불평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차라리 그만 두는 것이 더 낫습니다. 사역을 짐으로 만들 뿐 아니라, 의욕을 갖고 사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성숙해진 후에 감사함으로 사역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혹시 너무 많이 피곤할 때에는 지혜롭게 쉼표를 찍으시기 바랍니다. 취미생활도 즐기시고, 흥행하는 영화도 한편 보시고, 가족여행도 하시기 바랍니다. 재충전하여 다시 힘차게 사역하는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 강 목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