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우리는 부릅니다. 그래서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부유한 삶을 살게 되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행복한 가정을 세울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걱정과 근심이 없는 건강한 가정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보면 우리가 노력한 대로 잘 되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별거, 이혼, 가정폭력, 가출 등의 단어는 AI사회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고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미혼 인구의 급증, 출산율 급감의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가정의 깨어짐을 예방하고,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을 세워갈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한마디로 ‘친밀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부간의 친밀감, 부모와 자녀간의 친밀감이 흔들림 없는 가정을 세워가는 주춧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자유친’(父子有親)이란 말이 있는데 부모와 자식은 ‘친’(親)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친하다는 것은 ‘가깝다’는 말과 같습니다. ‘늘 곁에 있으면서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깝게 지내다 보면 갈등도 생기고 시선의 차이, 관점의 차이도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부모는 조급함을 내려 놓고 자녀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10번 관찰하고 1번 개입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사춘기 전문가들이 말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바라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親’을 ‘나무(木) 위에 서서(立) 자녀를 항상 바라보고 기다리는(見) 것’이라고 풀이하기 때문입니다. 탕자의 아버지처럼 집 밖에 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이 잘 표현된 해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하다’는 것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실천 없는 개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넌 왜 엄마(아빠)의 마음을 못 알아주니?”라는 말은 그저 변명에 불과할 뿐입니다. ‘마음’은 ‘몸’으로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몸소’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예수님이 몸소 친히 이 세상에 오시지 않았다면 성경에 있는 사랑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도 이처럼 자녀의 친한 그리고 오랜 벗(親舊, 친구)이 돼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가 필요할 때 어렵지 않게 상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availability). ‘사용’이라는 어감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것은 자녀가 부모의 시간이나 관심을 필요로 할 때 부모에게 언제나 말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하고 부모도 자녀가 필요할 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서로 필요할 때 쉽게 가족 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accessibility). 한마디로 접근성이 좋아야 합니다. 인간은 공간을 초월할 수 없는 존재라서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을 자녀 양육에서도 반드시 적용해야 합니다. 부모의 시선에 자녀가 머물고, 자녀의 시야 내에 부모가 서 있어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 있어야 합니다 (agreeability). 친화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부모 중에는 아이들의 교육적 환경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느라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서로 얼마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서로의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2024년 5월 12일 주일 아침에,
여러분의 목사, 강승찬 드림